한동안, 아니 지난 20년 이상 전 세계 나라들의 동정을 다루는 해외 뉴스에서 아프가니스탄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요. 구 소련의 침공과 철수, 미군 주둔, 탈레반의 등장, IS의 은거지 등등......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는 20년간 주둔했던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비규환의 현장이 되었던 곳. 또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 및 복구를 목적으로 파견한 우리나라 부대원들과 외교관들을 도왔던 391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한 우리나라의 ‘미라클 작전’ 수행 성공으로 극적으로 무사히 탈출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왔지요.

아프가니스탄은 과거 헬레니즘 문화, 페르시아 문화, 인도 문화를 비롯해 수많은 동서양 문화가 꽃 피우고 사라진 곳입니다. 끊임없는 전쟁과 파괴 속에서도 인류가 함께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유지해야 할 세계적인 유산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바미안(Bāmiān) 계곡은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약 264㎞ 지점에 있으며, 높이 솟은 힌두쿠시 산맥으로 둘러싸인 아프가니스탄 중앙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유적은 간다라 양식의 불교 미술을 발전시킨 고대 박트리아(Bakhtria, Bactria) 왕국(BC 246∼BC 138)이 이후 인도·로마·사산 왕조·이슬람 등 주변 문화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빚어낸 예술적·종교적 성과를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바미안 계곡은 서부 지역 불교 중에서 최고의 기념비적 표현물을 간직하고 있지만 수많은 불교 사원과 신전 이외에도 이슬람 통치 시대의 요새 건축물들도 남아 있습니다.

바미안 유적이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던 사건은 2001년 3월 탈레반(Taleban, 무장 이슬람 정치 단체)이 이곳의 대표 유적이었던 높이 55m와 38m의 거대한 마애석불입상 2구를 화약무기를 이용해 파괴해버린 일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비극적인 사건은 종교의 편향성 때문에 발생하였습니다. 이곳의 유적들은 여러 세기에 걸쳐 중요한 순례 중심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전에도 수난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 바미안 유적이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과 관리 부재도 유적 보호 의식의 불안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바미안 유적 외에도 구어(Ghur) 지방에 있는 65미터 높이의 ‘얌의 첨탑’ 역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그들의 새해 첫날인 3월 21일, 즉 나우루즈(Nawrouz)에 거행하는 연행이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얌의 첨탑 역시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팔미라 유적은 시리아에,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세계유산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18-_Buddha_Sasal.jpg